August 2010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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난 군대에 있을 때 레이더 정비병이었다. 레이더정비병 ojt 노트에는 천둥번개가 칠때 병사가 해야할 일들이 정리되어있다. 수많은 일 중 하나는 옥상에 올라가서 번개가 어디서 치는지 눈으로 관찰하고 번개와 천둥의 시간차를 계산해서 기지로 부터의 거리를 보고하는 일이었다. 매번 비를 맞으며 그 짓을 했는데 다행이 벼락에 맞지 않았다. 어젯밤 바로 그 일을 하는 꿈을 꿨다.
요즘 편의점에서 할 수 있는 일의 종류가 정말 많아졌다. 몇배는 많아진 것 같은데그만큼 점원이 신경써야 할 일의 수도 많아졌을 것이다. 하지만 급여가 그만큼 많아졌는지는 의문이다. 그 많은 종류의 일들을 처리할 수 있게 만든 건 시스템의 힘이지만 결국 점원에게는 일의 깊이는 얕아지고 처리해야할 일의 종류는 늘어나는 결과가…
몇년전 일본에서 재일교포 친구를 만났는데 폰을 구경시켜 달라고 해서 보여줬다. 당시 카시오에서 만든 캔유를 사용하고 있었는데, 그 친구말이 오빠는 왜 삼성 안쓰냐는 거였다. 한국사람이고 삼성 제품이 그렇게 좋은데.. 자이니치 분중에는 삼성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분들이 있다. 삼성사마라고 부르는 분도 있었다. 삼성이 일본 전자회사들의 영업이익을 넘어선 것에 대해서도 통쾌하게 생각한다고 한다. 그 순간 나는 왜 카시오를 사용하는지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고 심정이 복잡해졌다.
일본어 공부하다가 미도리란 단어가 나왔다. 상실의 시대가 생각나면서 가슴이 뛰었다. 나이 먹으면서 상실의 시대를 다시 펼칠 일은 없을거라 생각했는데..
정말 괴로운 밤이다. 쏟을 수 있는 정신과 시간에는 한계가 있으니 내 주변의 모든 사람들을 챙기지 못하는건 당연한 일. 그동안 내가 너무 욕심을 부렸나 보다.